우주만한 용기

3 Jan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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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한방병원에서 보여 주셨던 일화가 아니면 나는 옳고 그름에 진정한 판단, 지혜로운 판단, 또한 가장 큰 용기 등을 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육군 장성(별)이 매독에 걸려 몸이 썩어서 죽어갈 때 뜸을 뜨게 해서 살려 주신 적이 있다.

그 사람이 서울역앞 후암동에 한방병원을 차려 놓고 아버지를 모셔 갔을 때이다.

우리는 그때 함양에 살고 있을 때였다.

그때 남자 형제들은 국역연수원(전국에 한문 최고로 잘하는 사람들을 국가에서 뽑은 적이 있다)에 다니고 나는 드럼을 좋아해서 종로에 있는 드럼 학원에 다니며 그 한방병원 건물을 거의 통째로 쓰다시피 하면서 지냈던 적이 있다.

앞은 서울역 뒤는 남산, 조금만 걸으면 명동, 남대문 등 지역은 최상이었다.

아버지께서는 그곳에 고문으로 가셨고 식사 하실 틈 없이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여자 한의사는 펑펑 놀고 있었다.


작은 일화 하나.

청주에 친구 만나러 가는 버스 안인데 앞에 좌석에 앉은 두 여자가 나누는 대화였다.


"서울 한방병원에 웬만한 병은 한 첩이면 끝나고 큰 병은 한 재 두 재면 되는 기가 막힌 분이 있다더라"

"그래 나도 그곳에 가봐야겠다"


아버지를 표현한 대화였다.

그렇게 지내고 있는데 친해진 병원 경리 아가씨가 내게 비밀얘기 해준다며 해준 말은 이러했다.


"너네 아버지 한 것이 월급이 아닌 오는 사람 숫자대로 계산해서 돈을 드리기로 했는데 그냥 작은 금액만 너의 아버지 드리는거 보고 깜짝 놀랐다. 너도 알다시피 너의 아버지에게 오는 환자가 거의 100% 이다시피 이잖니 그러니 돈으로 계산하면 엄청나게 큰 돈인데 여기 병원 이사장이 그렇게 안드리고 있다. 내가 안타까워 이야기 해주는 것이야."


나는 바로 아버지께 그 내용을 말씀 드리고 


"아버지, 목숨 살려준 아버지께 은혜는 못 갚을망정 아버지를 이용해 그런 짓을 해. 아버지 도둑놈 배 채워주면 안되잖아."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가서 이사장을 불러 오너라."


의기양양해서 병원 이사장을 불러 왔다.


"내가 내일 이사를 가야 될 것 같오."

"아이고 선생님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가시면 안됩니다. 왜 그러시는데요?"

"아니 그냥 이사를 가야 될 것 같오."


병원 이사장은 하루종일 방문이 닳도록 아버지께 사정을 하는데도 아버지는 꿈쩍도 안하시고 같은 말씀만 반복했다.

그렇게 하루종일 말씀 드려도 안되니까 병원 이사장은 저녁 늦게 퇴근을 하고 나는 아버지께 여쭈어 보았다.


"아버지 우리 어디로 이사가?"

"갈 곳은 천지이지"

"그래 거기가 어딘데"

"서울에 여관이 천지잖아"


멍청한 나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찔했다.

저녁에 남산을 새벽 가까이까지 걸어 다녔다.


다음날 화장품 회사 회장이 아버지께 놀러 왔다.


"내가 이사를 가니 다음에 여기 오면 못 만날 것이오."

"선생님 어디로 가십니까?"

"서울에는 갈 곳이 천지지요. 여관이 많으니까."

"선생님 안됩니다."


그 회장은 급히 나가더니 돈 500만원을 들고 들어 왔다.

서울 수유리 정도는 그 500만원으로 집을 살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수유리 연립 단독으로 이사를 했다.


아버지께서는 누구든 아버지를 이용하면 이용당해 주신다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기 때문에 그 병원 이사장이 아버지를 이용하면 조용히 이용을 당하셨는데 딸이 알고 안된다고 하니 바로 판단을 내려 옳은 쪽으로 행동하신 모습을 내게 유산으로 주신 것이다.

나는 그때 아버지께서 보여 주셨던 그 모습이 70넘은 지금까지 내가 옳은 것에 행동을 하는 가장 큰 용기를 낼수 있는 것이다.


옳은 것에 행동하고 그 다음에 큰 고통이 와도 신나는 것이다.

그 옳은 행동에 따른 엄청난 복이 뒤에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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